휴무 확인 나온 구청직원 서울지역에서 대기업슈퍼마켓(SSM) 강제 휴무가 처음 실시된 8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단속을 나온 강동구청 직원이 휴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제공
○ “미리 장봐두는 수밖에…”
강제 휴업 전날인 7일 토요일 서울 성북구 롯데슈퍼 동소문점은 미리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매장 입구에는 ‘정부 방침으로 8일은 쉬지만 다음 주 일요일은 정상영업을 한다’는 내용의 정기휴무 안내물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휴업 다음 날인 9일 초특가 행사를 하겠다”는 홍보물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매장을 찾은 박주희 씨(29·여)는 “슈퍼에서 내일 문 닫는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줘서 알았다”면서 “직장인이라 주말에 꼭 장을 봐야 해서 부랴부랴 슈퍼를 찾았다”고 말했다. 최정주 롯데슈퍼 동소문점 점장은 “7일에는 평소 대비 150여 명의 고객이 더 매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SM은 이 같은 분산효과를 감안해도 전체 매출 규모는 줄었다며 울상이다. 3월 넷째 주 전주 지역 5개 직영점을 휴점한 롯데슈퍼 측은 “휴무 앞·뒷날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9.7%, 11.5% 늘어나긴 했지만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체 매출은 29.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북적이는 인근 마트, 시큰둥한 재래시장
휴업 당일인 8일 롯데슈퍼 동소문점에선 휴무 사실을 알지 못한 고객들이 평소 개점 시간인 오전 9시 30분부터 헛걸음을 하고 돌아갔다. 매주 산행을 가면서 과일을 사러 이곳을 찾았다는 모성철 씨(56)는 “전통시장에는 먹기 좋게 일회용으로 포장된 게 없어 이곳을 찾곤 했다”며 “근처에 변변한 마트가 없는데 앞으로 어디서 포장 과일을 사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한 후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돈암동의 전통시장 대신 차로 10분 걸리는 서울 성북구 길음동 이마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이 늦어지며 이날 강제휴무 대상에서 제외된 인근 대형마트는 SSM 고객들까지 몰리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롯데슈퍼 동소문점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길음동 이마트는 비교적 손님이 적은 시간대인 오전 11시에도 3개 계산대에 4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김정주 씨(34)는 “매주 찾던 슈퍼마켓(SSM)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차까지 몰고 대형마트로 왔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