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가짜편지’ 쓴 신명씨 검찰 출석 신명 "가짜편지, 지인이 시키는 대로 작성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46·수감중) 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로 알려진 치과의사 신명(51) 씨를 3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온 신씨는 취재진에게 "편지는 시키는 대로 작성한 것"이라며 "여태껏 해온 것 그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신 씨는 "정쟁에 휘말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이날 검찰에 제출할 증거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신 씨는 검찰 조사를 받고자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2일 입국했다.
검찰은 신 씨를 상대로 편지 작성 경위와 배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경준 씨는 신 씨와 그의 형 신경화(54·수감중) 씨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와 여권의 사주를 받아 자신이 귀국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의 가짜 편지를 만들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2월 신 씨 형제를 검찰에 고소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둔 2007년 11월 김 씨가 입국하자 당시 청와대와 여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물증으로 김 씨의 미국 수감 시절 동료인 신 씨의 형이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 내용은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것이었고, '큰집'이 청와대를 상징한다고 해석돼 김 씨가 모종의 대가를 받고 들어왔다는 기획입국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신 씨는 지난해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그 배후에 현재의 여권 핵심인사와 대통령 친인척이 관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가짜편지를 김경준 기획입국의 증거라며 언론에 공개했던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편지의 입수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 "검찰이 홍 전 대표를 상대로 그때 공개한 편지 출처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신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지난달 23일 검찰에 고발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