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과 현대 - 한국과 서양, 생활 디자인 용품 전시회 잇달아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민예관의 개관전 ‘조선목기, 그 아름다움-권옥연 소장품’전에 선보인 조선시대 3층 책장. 세련되면서도 치장에 기울지 않고 치밀한 짜임새와 균형미를 담아낸 목가구 디자인에서 전통적이면서 현대적 미감이 드러난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두 전시는 국내외 생활용품의 디자인 미학을 소개하는 전시들이다. 이들과 함께 ‘노르딕 데이’전(KF문화센터 갤러리) ‘핀란드 디자인’전(한가람디자인미술관), ‘스위스 디자인 어워즈’전(상상마당 갤러리) ‘선의 아름다움-현대가구의 시작’전(경기도 미술관) 등도 그릇부터 패션까지 디자인의 미학을 살펴보면서, 빠르게 사서 빠르게 버리는 오늘의 소비사회에 대한 반성의 계기를 준다.
○ 옛것의 새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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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술관 전시에선 김명한 aA디자인미술관 대표를 비롯해 김효진 사보 이종명 씨 등 내로라하는 컬렉터의 수집품을 보여준다. 긴 세월 동안 다져온 안목과 열정을 바탕으로 수집한 낡은 가구와 용품들이 미술관에서 새롭게 빛을 발한다. 1950, 60년대 장과 서랍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영국의 서민가정(김명한), 1920, 30년대 프랑스에서 대량 생산된 톨릭스 철제의자와 테이블로 재현한 카페(구자영), 오디오 컬렉션(마영범), 빈티지 오브제를 재활용해 만든 조명기구(배상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낡은 물건의 가치를 알리고 순환을 돕기 위해 집에서 잠자는 용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벼룩시장 이벤트도 주말에 열고 있다.
○ 새것의 익숙함
‘노르딕 데이’전과 ‘핀란드 디자인’전은 기능과 간결한 미를 결합한 북유럽 디자인을 조명한다. 실용적이면서 자연재료를 잘 살려낸 북유럽 지역의 디자인 특성을 반영한 용품과 깔끔하고 감각적 전시 공간의 연출에서 두루 배울 점이 있다.
서울 중구 수하동 KF문화센터 갤러리에서 5월 5일까지 열리는 ‘노르딕 데이’전은 겨울이 긴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삶을 생활용품과 미술작품으로 보여준다. 질박하고 튼튼한 가구에 자연광에 가까운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거실 등을 꾸며 놓았다. 14일까지 열리는 ‘핀란드 디자인’전에선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버리기 주의’를 거부하는 디자인은 세대를 잇는 물건으로 과잉소비사회에 대한 경고를 버무려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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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