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무료 콘서트
서울 마포구 서교동 쇼머스트 스튜디오에서 만난 피터팬컴플렉스. 리더 전지한은 “‘피터팬’만 있다면 나이 들수록 초라하겠지만 ‘컴플렉스’가 붙으면 매력이 더해가지 않겠느냐”고 역설적으로 말했다. 왼쪽부터 김경인(드럼) 이치원(기타) 전지일(베이스) 전지한(보컬).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쇼머스트 스튜디오에서 만난, 4인조 혼성 밴드 피터팬컴플렉스의 리더이자 보컬인 전지한은 이렇게 말했다. 10m² 정도의 무균실 같은 정사각형 공간에 아래위로 하얀 옷을 입은 네 명의 남녀가 둘러싸며 ‘진단’까지 내려주는 이곳은 병원 진찰실을 연상시킨다. 방 안을 ‘ㄴ’자로 가득 메운 컴퓨터, 신시사이저, 각종 전자악기들이 의료 도구로 느껴질 지경이다.
이 밴드의, 진지하지만 허를 찌르는 상상력은 유명하다. 이들은 4월 8일 오후 7시 서교동 카페 벨로주에서 피터팬 증후군 의심자들을 위한 무료 초청 콘서트(문의 070-8708-3966)를 연다. 초청받고 싶다면 밴드의 홈페이지에 있는 피터팬 증후군 진단 카드를 작성해 프린트해 가면 된다. 공연 중간, 관객들을 무대로 올려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일대일 상담을 받게 하는 순서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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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만의 정규 앨범이 되는 5집 ‘O’를 내놓으면서도 이들은 미디어를 융합시키는 ‘장난기’를 또 한 번 과시했다. 음원 서비스 사이트에 전지한이 내놓을 소설 ‘엔터테이너’의 일부를 미니 픽션으로 각색해 싣고 스토리와 겹치는 신곡 ‘감정을 삼키고’ 뮤직비디오를 결말 직전에 삽입했다. 그는 출간을 기다리는 장편소설만 두 편이라고 했다.
끊임없이 분출되는 독특한 상상력의 원천은 뭘까.
“문화적 잡식이죠. 뉴런이 서로 연관되면서 새로운 걸 창출하는…뭐랄까….”(이치원·기타) “짧게 갈게요. 연, 애.”(전지한)
‘너는 나에게’ ‘사랑의 첫 단계’ 등 히트곡들에서 짝사랑의 안타까운 마음을 절절한 목소리에 실어냈던 이들은 새 앨범에서 록의 강렬함을 덜어내고 장난스러운 전자음을 앞세운 복고풍 일렉트로닉 음악으로의 일대 변신을 감행했다. 홍일점 드러머 김경인은 “한 곡을 뺀 전곡의 드럼 파트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채웠다”며 “라이브 때는 전자드럼과 실제 드럼을 동시에 함께 연주해야 해 연습이 많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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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