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고 맞추고 믿음주니 열리더라
그로부터 2년 후 KMC는 베트남과 중국을 비롯한 15개 나라에 연간 1만 t 이상의 팽이버섯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팽이버섯 수출에서 KMC가 차지하는 비중이 83.7%에 달할 정도다. KMC 관계자는 “특히 베트남, 중국, 호주 등 주요 신시장을 우리 자체 역량으로 뚫었다는 게 중요하다”며 “농가 혼자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C는 조직 안에 수출전담팀을 두고 바이어와의 연락, 검역 행정, 선적, 원산지증명서 발급 등을 모두 처리한다. 수주해 온 물량은 소속 농가들에 골고루 분배해 생산하기 때문에 농가들은 농사만 지으면 저절로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다.
○ ‘뭉치면 살고, 두드리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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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프리카, 버섯, 딸기, 토마토, 장미 등 총 16개 농산물 품목에서 20개 조직이 결성돼 있는데 이들 업체의 2011년 전년 대비 규격농산물 수출액 평균 증가율은 26%로, 해당 품목의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평균(0.6%)의 43배 가까이로 높았다. 토마토 같은 일부 품목은 수출선도조직의 수출 점유율이 95%에 달한다.
수출선도조직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수출팀의 양재준 차장은 성공하는 수출선도조직들의 특징을 △‘규격품’ 생산 △안전성 강화 △물량 조직화 △단합 등으로 요약했다.
먼저 ‘규격품’이란 같은 농산물이라도 해외 바이어가 선호하는 ‘규격’에 맞춰 생산·포장하는 것이다. 양 차장은 “한 예로 우리나라는 큰 사이즈의 파프리카를 선호하지만 일본은 중간 사이즈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장미 역시 우리나라는 장미 줄기 하나에 꽃 한 송이가 달린(스탠더드) 품종을 선호하지만 일본은 장미 한 줄기에 꽃봉오리가 여러 개 맺히는(스프레이) 품종을 선호한다. 결국 이런 품종을 심어 적기에 수확해야 수출이 확 늘어나는 것이다.
○ 안전한 맞춤형 농산물 생산이 관건
농산물 안전성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파프리카 분야의 수출선도조직인 ㈜농산의 박경원 부장은 “아무리 높은 값을 받고 많은 수출을 해왔더라도 농약 검출 등 문제가 발견되면 하루아침에 수출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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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관계자는 “성공하는 수출선도조직이 되려면 무엇보다 조직의 ‘단합’이 중요하다”며 “배나 제주감귤의 경우 수출유망품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조직 내 불협화음이 생기자 오히려 수출량이 줄어 결국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