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야구? 이젠 짠물야구”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도자를 시작할 때부터 ‘소통의 야구’를 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감독은 큰 틀만 제시하면 된다. 선수들이 이런 뜻을 알고 잘 따라줄 것으로 믿는다.”
양 감독은 선수들과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자주 주고받는다. 경기에서 부진했던 선수에게 먼저 보내는 경우가 많다. ‘오늘 바보짓 했지만 다 잊고 내일 잘해라’ 하는 식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의 간판타자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다. 에이스 장원준은 경찰청에 입단했다. 전력을 보강했지만 잃은 게 더 많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의 롯데는 한 방 야구, 선발 야구로 통했다. 이젠 다르다. 짜임새 있는 야구, 실점을 줄이는 야구를 하겠다. 지난해부터 수비훈련에 중점을 뒀다. 마운드는 갑자기 좋아질 수 없지만 수비는 연습을 통해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이대호가 지켰던 1루수는 박종윤이 잘 메워줄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비와 기동력은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삼성, KIA, 두산, SK 중 한 팀을 잡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년에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지역 라이벌 NC만큼은 꼭 이겨야 하지 않을까.”
올 시즌 키 플레이어를 꼽아달라고 했다. “투수 중에서는 고원준이다. 그가 작년보다 나아져야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 야수 중에는 홍성흔이다. 현재로서는 4번 타자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본인이 부담만 갖지 않으면 잘해낼 것이다. 고참이 살아나야 팀이 살기에 조성환의 역할도 중요하다.”
극성맞기로 유명한 롯데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신인은 누가 있을까. “투수 김성호와 야수 신본기를 눈여겨보고 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벌써 이들의 덕을 많이 봤다. 선배들이 자극을 받은 게 눈에 보인다. 시키지 않아도 훈련을 열심히 하더라.”
“작년에 가족이 야구장에 한 번도 못 왔다. 딸이 올해 고2, 아들이 중3인데 한창 예민한 시기라 오고 싶어 하는데도 막았다. 인터넷에서 글을 보는 것과 옆에 있는 사람이 아빠를 욕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그래도 올해는 가족이 꼭 왔으면 좋겠다. 경기를 잘하면 욕하는 사람은 없겠지.”
부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