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
23일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명상’ 연주가 끝난 뒤 작곡가 호소카와 도시오(왼쪽)와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오른쪽)이 무대에서 함께 인사를 했다. 호소카와는 이 작품을 리브라이히에게 헌정했다.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첫 곡은 작곡가 윤이상의 제자인 호소카와 도시오(57)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명상-3·11 쓰나미 희생자들을 위하여’. 현의 거친 파도 속에 관이 구슬피 울부짖었다. 큰북의 울림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는 공포와 절규를 표현했다. 24일 만난 호소카와는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레퀴엠(진혼곡)이다. 음악이 치유의 과정으로 작용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의 작품이자 가장 많이 연주한 곡”으로 꼽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다. 그는 선 굵고 격정적인 연주 속에서도 강약과 속도를 노련하게 조절했다. 김선욱의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무대였다. 브람스 교향곡 4번은 묵직하기보다는 단정하고 깔끔한 연주였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세련되면서도 정갈한 사운드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도 배어나왔다.
공연장인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은 소리가 무대 위에서만 맴돌고 객석으로 좀처럼 뻗어 나오지 못했다. 내년 7월 완공 예정인 통영국제음악당이 음악제의 위상을 보다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통영=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