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사찰 증거인멸’ 관련 녹취록 추가 공개
○ “민정에서 비용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녹음 내용에 따르면 장 전 주무관은 증거인멸 혐의 항소심 선고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3월 4일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의 후임자인 정모 과장과 통화를 했다. 정 과장은 “어쨌든 민정 거기서 (하는) 얘기가 (변호사) 비용은 걱정하지 말고 잘하라고 그런 거니까”라며 “최종석 과장(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도 저쪽(민정수석실)에서 별도로 전화가 갈 것이다. 선임하려는 변호사 성함이 어떻게 되나. 저쪽에서 알려달라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통해 건네받은 변호사 수임료 1500만 원을 포함한 4000만 원 외에도 소송비용을 추가로 지원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앞서 받은 1500만 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을 면하게 해준 데 따른 성공 보수일 뿐이며, 이후 추가로 1000만 원을 별도로 선임료로 지불했는데 자금 출처는 모른다”고 말했다.
○ ‘윗선’ 언급도
장석명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해명한 것과 달리 장 전 주무관이 공개한 녹음 내용에는 ‘장 비서관’ ‘민정’이라는 표현이 수차례 등장했다. 지난해 7월 16일 장 전 주무관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과 나눈 대화 녹음에서 류 전 관리관은 “믿을 사람은 장 비서관”이라며 “같은 종씨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공직윤리지원관실에 근무할 당시 청와대에 갔을 때 장 전 비서관을 두세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최 전 행정관이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19일 장 전 주무관을 안심시키는 대목도 공개됐다. 최 전 행정관은 “내가 어른들과 윗분들을 쭉 새로 뵙고 말씀을 드리니까, ‘네가 하는 그 이상으로 역할을 하고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 달라’고 했다”며 “선배들이나 윗분들이 걱정을 하신다”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이 미국으로 떠나도 ‘윗선’이 장 전 주무관을 잘 돌봐줄 것이라는 취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