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를 찾아서―중국 문화혁명 연구/이채주 지음/540쪽·2만5000원·화정평화재단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 책은 “중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좀 더 근본적인 대중관(對中觀)을 모색해 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통한 근대화 과정, 그리고 덩샤오핑과 그의 후계자였던 후야오방, 자오쯔양, 장쩌민, 그리고 후진타오와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현대중국역사에서 나타나는 중국 발전의 명과 암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문화대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해서파관(海瑞罷官·명나라의 강직한 관리 ‘해서’의 파직을 소재로 한 역사극)’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우한, 팽더화이, 류사오치와 그의 부인 왕광메이에 이르기까지 마오쩌둥 시대의 정치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 인물들을 꼼꼼하게 검토해보고 있다. 마오쩌둥 시대의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이 덩샤오핑 시대의 개혁·개방과 나아가서는 중국 강대국화의 성공에 필수적인 환경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국 역사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현대적 해석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이러한 현대 중국 역사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즉, 저자는 현대사적 시각에서 오늘날 중국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 지배체제의 정당성 문제, 고도성장의 지속가능성 여부,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및 차별의 문제, 소수민족의 분리주의 경향, 그리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입장 등 중국 사회 내에서 민감성과 불확실성이 내재된 문제들을 일관된 시각으로 정리하고 있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