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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찬식]직업 만족도 높은 교직

입력 | 2012-03-21 20:02:00


우리나라 교사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준에 속한다. 지난해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 교사의 초임 연봉은 OECD 평균 정도지만 15년 경력 교사는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는다. 한국의 15년차 교사보다 높은 연봉을 주는 나라는 독일 룩셈부르크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 영국 핀란드 일본은 한국보다 낮았다. 각국 통화의 구매력 지수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비교한 통계여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사회가 교사들에게 나라 살림살이에 비해 후한 대우를 해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759개 직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직업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상위 20위 안에 교육 분야가 5개를 차지했다. 만족도 1위에 오른 직업이 초등학교 교장이었고 대학교수가 7위, 대학 총장이 14위, 초등학교 교사가 16위였다. 경제적 사회적 대우와 함께 직업의 안정성, 긴 정년, 시간적 여유 등이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문화예술 분야가 상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성우(2위) 작곡가(5위) 큐레이터(6위) 국악인(8위)이 10위 안에 들었다. 문화예술 분야는 ‘가난한 직업’의 대명사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작곡가의 연간 평균 소득은 660만 원, 가수는 848만 원, 화가는 978만 원에 그쳤다. 재능이 탁월한 소수가 지배하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세계가 문화예술 분야다. 그만큼 종사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많다. 그럼에도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은 정년이 따로 없는 특성과 함께 창작활동에 따른 성취감 때문일 것이다.

▷고소득 직업인 의사와 변호사의 만족도는 각각 44위와 57위에 머물렀다. 인기 직업의 만족도가 예상보다 낮은 것은 세태 변화를 반영한다. 과거에는 직업 선택에서 소득이 절대적 기준이었으나 삶의 질 같은 기준의 비중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직업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 과도한 대학입시 경쟁 같은 고질적 사회 문제가 풀려나갈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펴낸 ‘2012년 한국직업사전’에는 9298개의 직업이 등재됐다. 우리나라 직업의 수가 2003년에 비해 1318개 늘어났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진로를 정할 때 부모 시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직업의 세계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