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에 외무성차관 공식언급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촉구하면서 “한국 정부가 한일 FTA를 계속 거부하면 중-일 FTA를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구상이 현실화되면 동북아 경제통합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통상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안호영 외교부 1차관과 가진 한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한일 FTA 교섭 재개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일본이 다양한 채널로 한일 FTA 재개를 요청하긴 했지만 공식협의 석상에서 중-일 FTA를 먼저 추진하겠다는 언급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일 FTA는 일본이 자국 농산물 시장을 60% 이상 개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협상 개시 1년 만인 2004년 협상이 중단됐다.
한국이 배제되는 중-일 FTA는 우리에겐 가장 피해야 할 구도다. 3국이 참여하는 한중일 FTA도 중국 내수시장을 두고 일본과 경쟁을 벌여야 해 껄끄러운 마당에 한국이 배제된 채 중-일 FTA 논의가 시작되면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불리한 여건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