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왼쪽)-마리오. 사진제공 | SK와이번스
SK, 선의의 경쟁으로 ‘윈윈효과’ 기대
아퀼리노 로페즈(37)는 KIA 시절부터 승부근성이 대단했다. 그라운드 밖에선 동료들과 둥글둥글하게 어울렸지만 마운드 위에선 투사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런 승부욕의 근저에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자부심이 깔려 있다.
로페즈가 한국무대와 인연을 맺은 2009년. KIA에는 로페즈 외에도 구톰슨이라는 외국인투수가 있었다. 구톰슨은 비록 메이저리그에 부름을 받지는 못했지만 일본프로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무대에 잘 적응했다. 13승4패, 방어율 3.24의 준수한 성적표도 받았다. 2007~2011년 KIA에서 몸담았던 SK 박주언 전력분석코치는 “당시 구톰슨의 활약은 로페즈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고 했다. ‘명색이 빅리그 출신인 자신이 마이너리그 출신에게 뒤쳐질 수 없다’는 자존심이 발동한 것이었다. 결국 로페즈도 14승5패, 방어율 3.12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로페즈의 가슴에 선의의 경쟁의식이 다시 한번 타오를까. 이 감독은 “그렇게 돼서 둘 다 잘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