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 40대 여성 부산 금정구에 130만원 기탁
황 씨는 “주위 분들에게 신세를 많이 졌고 도움도 받았다”며 “작으나마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씨가 남한에 정착하기까지는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함경남도의 한 도시에서 살던 그는 어린 딸을 두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2003년 혼자 압록강을 넘었다. 당시 그는 중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국경 경비가 강화되면서 다시 돌아가기가 어렵게 되자 감시망을 피해가며 6년 동안 중국 곳곳을 전전했다. 탈북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감시가 심해져 더는 숨어살기 힘들다고 생각한 그는 2009년 여름 우여곡절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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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목숨과도 같은 저를 보살펴준 남한 정부와 주변에 어떻게 보답할까 고민하다 월급을 기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최근 탈북 주민에 대한 중국의 강제송환 조치에 분노를 느낀다”며 “지금 20세가 된 북한의 딸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금정구는 12일 오전 10시 구청에서 황 씨 성금 기부식을 연다. 성금은 관내 기초수급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