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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청탁 논란’ 진실 밝혀질까

입력 | 2012-03-11 07:17:00

김재호 판사 진술 결정적…전면부인 가능성도




새누리당 나경원(49)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49)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부인을 비난한 누리꾼을 기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검사의 진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제 김 판사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기소 청탁을 받았다는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는 진술서에 김 판사가 '참을 수 없다. 빨리 기소해달라. 기소만 해주면 알아서…' 등의 표현을 썼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 김 판사가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06년 당시 서울서부지법 형사 단독판사로 이 사건을 맡았던 김정중(46·.사법연수원 26기) 현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재판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을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연구관은 "사건을 맡고 나서 김재호 판사에게 전화를 받은 적도, 건 적도 없다. 검찰 측으로부터 김 판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판결문에 적시한 대로 피고인이 판결선고 시까지 해당 포스트를 비공개로 바꾼 채 삭제를 거부하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점, 표현의 구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고했다"며 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서울서부지검에서 일했던 최영운(현 대구지검 김천지청 부장검사) 검사가 기소한 해당 사건을 맡았다. 서부지법에서 근무하던 김재호 판사가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후였다.

김 연구관은 5월3일 공판을 열어 검찰 측과 피고인 누리꾼 김 씨의 변론을 들었고 5월17일 김 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나 전 의원에 대한 허위사실과 사진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게재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고 자신의 행위가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씨는 선고가 너무 무겁다며 즉시 항소했으나 2006년 10월 기각됐고, 이후 제기한 상고도 같은 해 12월 기각결정이 내려져 사건이 일단락됐다.

나 전 의원 비방 사건은 이렇게 정리됐지만 이 사건을 둘러싼 기소청탁 의혹은 김재호 판사가 인정하기 전에는 결말이 쉽게 내려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은 김 판사에게 15일 피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경찰은 또 박은정 검사와 박 검사에게 사건을 넘겨받은 최영운 부장검사에게도 서면질의서를 보내 13일까지 답변하도록 요청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박 검사를 제외하면 기소 청탁이 있었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김 판사와 최 검사는 지난해 말 경찰 조사나 최근 언론에 응하는 과정에서 '기소청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1심 재판을 맡았던 김정중 재판연구관도 청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판사가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한다면 다른 증거가 없는 한 경찰 수사가 벽에 부닥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찰은 김 판사가 기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규명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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