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오른쪽)과 엘 시스테마의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가볍게 포옹하고 있다. 왼쪽은 엘 시스테마 출신으로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에 오른 구스타보 두다멜이다. 사진 출처 엘 우니베르살
세계적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와 우고 차베스 정권 사이의 유착설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의 칼럼니스트 사울 고도이 고메스의 칼럼을 인용해 차베스 대통령이 2년 전부터 엘 시스테마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엘 시스테마 출신 어린이 현악기 연주자 3명을 ‘차베스 사회주의 혁명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에 반(反)차베스 세력은 10월 대선을 앞두고 차베스 대통령이 40년 가까이 이어져 오는 엘 시스테마를 자신의 정치적 업적으로 삼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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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두다멜도 정권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반차베스 측은 두다멜이 작년 7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독립 200주년 행사 때 유소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1시간가량 연주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당시 행사는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친(親)차베스 세력이 ‘전진하라 지휘관이여’ 같은 차베스 지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는 등 차베스 세력의 경연장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에 대해 두다멜은 “독립 기념행사에서 지휘를 한 것은 특정한 세력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