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올해 가격변동 클 듯”… 상승기엔 주식형 펀드- 하락세엔 선물형 펀드가 성과 좋아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
사실 지난해 가장 빛났던 종목은 누가 뭐래도 금이었다. 2011년 금은 연초 대비 9월까지 34%가량 급등했다가 연말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하긴 했지만 연간 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된다. 금값은 현재까지 전년 대비로는 10%가량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가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12명이 다음 주 금값 상승을 내다봤고 5명은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도 가장 유망한 원자재로 금을 꼽는다.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존 폴슨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정부 지출이 늘면 물가상승률은 명백히 높아질 것이고, 금값은 움직일 것”이라며 “이제 금을 사야 할 때가 왔다는 뜻”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 주식투자에서 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을 팔아치웠던 폴슨은 스스로도 다시 금의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보다, 또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바라본다”며 “가격이 오르겠지만 지난해와 달리 연평균 10% 선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도 위기가 발생하자 기관투자가들이 금을 청산하고 미국 달러 확보에 나선 것처럼 위기가 불거지면 금을 청산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대는 온스당 1800∼1900달러를 전망했다.
유가는 어떨까. 지난해 11∼12월만 해도 올해 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일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란 문제가 터지면서 배럴당 200달러 이상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대형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은 “국제 유가는 서방의 이란 금수 조치가 단행되면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서방의 금수 조치에 반발한 이란이 원유 주요 공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110.9달러였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때 배럴당 21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원유 등 원자재는 현물에 대한 직접 투자가 어려운 탓에 대부분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로 진행된다. 펀드의 종류는 크게 주식형과 선물형으로 나뉜다. 주식형은 호주 광산업체 BHP빌리턴이나 브라질 소재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 등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과 ‘IBK골드마이닝증권’ 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은 해당 원자재 가격 외에도 주식시장 흐름과 연동하는 때가 많다. 선물형은 개별 원자재 선물이나 ‘묶음형’ 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 ‘미래에셋맵스로저스메탈인덱스특별자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원자재 가격과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와 병행하면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