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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예멘 대선 투표… 34년 독재 막 내리다

입력 | 2012-02-22 03:00:00

단독 출마 하디 당선 확실시
공식 개표결과는 열흘후 발표




지난해 11월 권력 이양에 합의한 예멘에서 21일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돼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70)의 34년 독재체제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선거법상 공식 개표 결과는 열흘 뒤에 나오지만 단독 입후보한 압드라보 하디 부통령(67·사진)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로써 예멘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 이어 ‘아랍의 봄’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네 번째 국가가 된다.

AP통신은 이날 투표는 시작 전부터 많은 국민이 투표소 밖에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합의된 절차에 따라 독재자가 물러나게 됐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날 남부 일대에서 분리주의 세력이 주도한 대선 반대 시위가 유혈사태로 치달아 최소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남부 최대 도시인 아덴 시는 이들의 방해로 투표소의 절반 이상이 선거 도중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주의자들은 살레 대통령 면책에 반대하고 자신들의 자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며 선거 전부터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새 지도자가 될 하디 부통령은 군인 출신으로 1990년 예멘의 남북통일 뒤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 1994년 부통령으로 지명된 뒤 18년 동안 살레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는 살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선거가 민주주의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대통령은 앞으로 2년 동안 과도정부 수반으로 활동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