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문화-생활패턴 맞춘 제품으로 시장 공략인도 ‘빨래 건조대’-베트남 ‘도깨비 방망이’ 히트
인도 홈쇼핑 STAR CJ에 출연한 현지 쇼호스트들이 국내 중소기업 티아이가 만든 ‘홈파워 프리미엄 빨래 건조대’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위). 엠스포텍의 실내 운동기구인 ‘엠보드’가 CJ오쇼핑의 일본 자회사 CJ프라임쇼핑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2009년 9월 창업한 티아이는 가습기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빨래 건조대는 가습기 비수기에 대비한 ‘부업’이었다. 하지만 2010년 12월 CJ오쇼핑의 인도 합작기업인 STAR CJ에 빨래 건조대가 소개되며 이 회사의 주 종목이 뒤바뀌었다.
국내 홈쇼핑 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속속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는 전혀 빛을 못 본 상품으로 해외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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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인도에서 약 8만 개가 팔리며 ‘대박’이 났다. 비결은 좁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인도 지역에 빨래 건조대가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이 제품은 현재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까지 붙어 국내 가격보다 높은 약 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인도 홈쇼핑에서는 환불과 교환이 되지 않아 추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현지에 없는 새로운 상품을 소개했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CJ프라임쇼핑 반진현 영업본부장은 “나라마다 사정에 맞는 특화된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티아이도 탈수를 하지 않고 옷을 말리는 현지 문화를 파악해 빨래 건조대의 지지대를 보강했다.
부원생활가전의 식재료 분쇄기인 ‘도깨비 방망이’는 신제품이 아닌, 국내에서 절판된 13년 전 초기 모델로 베트남 홈쇼핑에서 인기를 끌었다. 베트남의 기술력이 국내보다 7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보고 초기 모델로 승부를 건 역발상이 주효했다. 지난해 8월부터 CJ오쇼핑의 베트남 법인 SCJ에서 도깨비 방망이를 팔았고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 매출을 80억 원으로 늘리고 인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의 글로벌 상품 소싱 조직인 IMC 이상규 기획팀장은 “인도나 베트남에는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상품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에는 여전히 동남아가 기회의 땅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홈쇼핑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를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엠스포텍의 실내 운동기구인 ‘엠보드’는 방사능 유출과 경기 침체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일본인들의 생활패턴을 읽어 성공을 거뒀다. 소음 없이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엠보드’는 지난해 5월 일본 CJ프라임쇼핑을 통해 6개월 만에 2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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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