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최측근 이정대 부회장 현대모비스로 이동
이 부회장은 정 회장이 사업기반을 마련한 현대정공에서 동고동락한 핵심 가신(家臣) 세력인 ‘현대정공 1세대’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이정대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핵심 업종인 자동차부품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최측근인 이 부회장의 이번 인사는 의외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반응이다.
광고 로드중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정석수 전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뒤 총괄사장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불과 2개월 만에 부회장 직위를 부활시켰다.
이 부회장은 1981년 현대모비스의 전신(前身)인 현대정공 경리부에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했다. 1999년 현대차로 옮긴 뒤에도 줄곧 재무 분야를 담당해 왔으며 재경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지냈다. “재무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는 정 회장의 신념에서다. 2007년 2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불과 10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하기도 했다.
현대정공 1세대 출신은 한때 그룹의 주요 요직에 중용되며 실세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 정석수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퇴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는 점차 희석돼가는 양상이다. 이번 인사를 현대차의 ‘세대교체’로 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수평 이동으로 현대차그룹의 부회장 수는 기존 11명으로 변함이 없지만 그룹의 중추인 현대·기아차 총괄 부회장 수는 이번 인사를 통해 설영흥(중국총괄), 신종운(품질총괄), 김용환(기획총괄), 양웅철(연구개발총괄), 김억조 부회장(노무총괄) 등 5명으로 줄었다.
광고 로드중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