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자동차-전자 ‘실적 잔치’항공-해운-조선은 ‘불황의 늪’
5일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종합한 결과 정유업계는 정부의 압박으로 지난해 2분기 기름값을 L당 100원 낮췄지만 정제 이윤 상승과 석유화학 분야의 호조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이 68조3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고, 영업이익도 2조8488억 원으로 51% 상승했다.
자동차업계는 해외 수출이 효자노릇을 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생산 차질을 빚은 데 따른 반사이익도 얻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77조7979억 원의 매출과 8조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기아차도 매출 43조1909억 원, 영업이익 3조5251억 원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각각 20.6%, 41.6% 증가했다.
반면 항공·해운·조선업계는 선진국 경기 침체와 고유가 등 영업 환경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해외 관광객 증가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5.4% 늘었지만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62.8% 줄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92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조선업계는 유럽 선주들의 주문 감소와 해운업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현대중공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6.7% 하락한 2조6128억 원에 그쳤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