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국제부
최근 이곳에 러시아의 유일한 핵항공모함인 쿠스네초프가 입항했다. 러시아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시리아의 정정이 불안한 상태에 이뤄진 일이라 주목을 받았다. 시리아 반군 ‘자유 시리아군’의 지도자인 리야드 알아사드 대령은 1일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절반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시리아 대통령 부자의 대를 이은 오랜 동맹국으로 현 알아사드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배경’이 되어 왔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초강경 진압해 온 것을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나 제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방패막이를 해주고 있다. 지난해 초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폭력 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5400여 명에 이를 만큼 반인륜적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반대하면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은 사실상 힘들다.
중국도 시리아 제재에 반대하고 있지만 큰 이해관계는 없다. 티베트 등 소수민족 분리 움직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정 불간섭’을 제재 반대 이유로 내세우는 정도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이기 때문에 시리아 제재를 원하는 아랍 산유국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냉전시대의 유대를 바탕으로 민주화를 거부하는 점에서 초록은 동색인 러시아와 시리아가 ‘반민주, 반인권’ 동맹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역사가 지켜볼 것이다.
구자룡 국제부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