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가카의 빅엿’ 서기호 판사에 “언행 소명하라”

월말 재임용 심사 앞두고 통지
이정렬 부장판사는 징계청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카의 빅엿’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했다가 소속 법원장에게서 구두경고를 받았던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41·사진)가 최근 재임용 여부를 놓고 소명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판사는 대법원으로부터 재임용과 관련해 최근 논란을 빚었던 언행과 언론 인터뷰 등에 대해 소명하라는 통지를 e메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인사위원회는 매년 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10년이 된 판사들의 재임용 여부를 심사한다. 올해 임용 10년이 된 서 판사도 심사 대상이다. 서 판사에게는 소명 기회가 주어지고 2월 말 대법원 정기인사에서 재임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1988년 판사 재임용제도 도입 후 최근까지 재임용에서 탈락한 사람은 1993년 신평, 1997년 방희선 판사 등 3명이다.

‘가카의 빅엿’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이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로, ‘가카’는 ‘각하’(이 대통령)를 뜻하며, ‘빅엿’은 ‘엿 먹이다’는 의미의 ‘엿’ 앞에 ‘big’(크다)을 붙여 만든 말이다. 서 판사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SNS 검열 시작이라죠?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 푸하하”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창원지방법원은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재판 합의 내용을 공개한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43)에 대해 대법원에 징계를 청구했다고 31일 밝혔다.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감봉·견책의 세 종류가 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올렸다가 윤인태 창원지법원장으로부터 서면경고를 받았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