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파나소닉-TDK 이어 NEC 올 1만 명 감원 발표
일본 8대 전기전자기업인 NEC는 최근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종업원 1만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NEC의 국내외 전체 직원(11만 명)의 10%에 해당한다. NEC는 2009년 1월에도 2만 명이 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4월과 10월 각각 감원 계획을 발표한 파나소닉과 TDK도 올해 3월까지 각각 3만5000명과 1만1000명을 줄일 계획이다. 일본의 간판기업인 소니도 주력업종 중 하나인 TV사업 부문이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를 보이자 2008년 말에 이어 2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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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지금까지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고 자국 내 생산을 최소화하면서 근근이 버텨왔다. 하지만 엔고에 이어 해외 경기침체까지 겹치자 감원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고 있다.
NEC의 경우 2010년 사업계획 발표에서 2012년까지 유럽 등에 통신기지국과 대형컴퓨터 수출을 늘려 매출을 3조2000억 엔에서 4조 엔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지난해 매출은 오히려 3조1000억 엔으로 떨어져 2006년 이래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전자전기업체 상위 8개사 중 지난해 9월 중간결산에서 흑자를 낸 곳은 불과 2개사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일본 전자업체에 대한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소니와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 A1에서 A2로 한 단계씩 내렸다. 일본 산업계에서는 엔고와 세계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한 일본 기업의 해외 이전과 국내 산업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