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스스로를 ‘미래권력’이라고 칭한다. 그래서 그의 팬클럽 이름도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다. 정 씨 구속 전 13만여 명이던 팬클럽 회원이 구속 후 급격히 늘어 지금은 19만여 명에 이른다. 미권스의 위력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회원들이 시민선거인단에 대거 참여하자 최고위원 경선 후보들은 환심을 사기 위해 너도나도 정 씨를 들먹였다. 정 씨 구명을 위한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의 위원장을 맡은 한명숙 후보와 산하 위원회를 하나씩 맡은 문성근 박영선 후보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정봉주 마케팅’이 닻을 올렸다. 미권스뿐만 아니라 정 씨가 참여했던 ‘나꼼수’ 방송의 위력을 활용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26일 한명숙 대표 일행이 충남 홍성교도소로 특별면회를 가고 당 차원에서 대책회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2월엔 미권스, 나꼼수 등과 함께 토론회, 결의대회, 봉주버스(면회버스) 운행, 마라톤대회도 열 예정이다. 이쯤 되면 정 씨는 미래권력이 아니라 현재권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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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