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년 연설에서는 애리조나 총격 사건 직후 정치권이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상당수 의원이 당적을 가리지 않고 섞어 앉았지만 올해에 이런 의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채한도 증액, 소득세 감면 연장 등을 놓고 양당이 치열한 대치를 거듭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라고 CNN방송은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10여 차례 기립박수를 포함해 총 70여 차례 박수를 받았다. 외교정책,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언급할 때는 의원들 모두가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만 부자 증세. 대체에너지 개발 등 양당 의견이 갈리는 이슈에서는 연단 뒤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포함한 일부 공화당 의원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손님 중에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투자의 달인’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의 여비서 데비 보사네크(사진)였다. 50대 중반으로 20년 동안 버핏의 비서로 일해 온 그녀는 지난해 8월 버핏이 “나는 소득의 17%를 세금으로 내는데 나보다 훨씬 적게 버는 내 비서는 나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고 언급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보사네크는 그동안 언론의 노출을 피해왔으나 백악관이 간곡하게 참석을 부탁해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 사진공유 사이트를 성공시켜 미국 정보기술(IT)업계의 스타로 떠오른 인스타그램 설립자 마이크 크리거, 오사마 빈라덴 사살의 주역 윌리엄 맥레이븐 합동특수작전사령관, 기퍼즈 의원의 남편인 우주비행사 마크 켈리 등도 초청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