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성 축산연구센터 가보니
19일 강원도축산기술연구센터 직원들이 축사에서 소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다. 이날은 지난해 센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강원도축산기술연구센터 제공
“그때 만약 한우가 모두 도살처분됐다면 30년 가까이 쌓은 한우 개량 연구 성과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을 것입니다.” 19일 센터에서 만난 직원들은 “지금도 1년 전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는 지난해 후보씨수소(종모우·種牡牛) 6마리를 농협한우개량사업소에 이관했다. 이 곳에서 후대 검정과 농촌진흥청 가축개량협의회의 유전능력 평가를 거쳐 보증씨수소로 선정된다. 보증씨수소가 되면 마리당 가치는 10억 원을 웃돈다. 만약 한우가 모두 도살처분됐다면 이 같은 성과는 불가능했다. 1984년 한우 입식으로 우량 한우 연구에 나선 이후 2008년부터 매년 후보씨수소를 생산해 결실을 맺는 단계.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후보씨수소 가운데 1마리가 보증씨수소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보았다.
구제역 1년이 지났지만 강원도축산기술연구센터의 구제역 방역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발병 원인이 야생동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센터 부지 6km를 에워싸는 울타리가 쳐졌다. 또 지난해 직원 20여 명이 3개월 격리생활을 하는 동안 숙직실에서 큰 불편을 겪은 터라 본관 3층에 직원들의 비상근무를 위한 숙소를 만들었다. 예방 차원에서 직원들이 출근한 뒤 근무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별도의 건물도 지었다. 출입자 및 차량에 대한 소독은 구제역 파동 때와 같은 수준으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