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 출판사 재조명으로 ‘민족시인’된 故 심연수 씨평론가 이성천 씨 논문서 주장
심연수 시인(1918∼1945)은 재만 조선인 문단의 무명 시인이었으나 2000년 중국연변인민출판사가 심연수 문학편을 간행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그리고 최근까지 중국과 강릉을 중심으로 70여 편의 연구논문 및 산문이 발표됐고 ‘암흑기 민족의 별’, ‘일제 암흑기의 대표적인 저항시인’, ‘윤동주에 버금가는 시인’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씨는 이에 대한 반박으로 1940년 만주국 기관지 만선일보에 발표된 시 ‘대지의 젊은이들’을 예로 들었다. 이 시에는 ‘왕도낙토(王道樂土)의 젊은이여/오족협화(五族協和)가 빛나는 곳에/솜씨야 빛나거라’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왕도낙토와 오족협화는 당시 일본이 세운 만주국의 통치이념이기 때문에 민족주의 성향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광고 로드중
이 씨는 또 선행연구자들이 기록한 일제의 징집 도피 시기와 대학 졸업 일자 등도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 측은 “시인의 행적 부분은 동생인 심호수 씨의 증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심연수 시선집을 편저한 황규수 씨(인천 동산중 교사)는 “시인의 초기 작품에는 민족주의 경향이 없지만 일본 유학 이후 후기 시에서는 민족주의 경향이 나타난다”며 “초기 시만으로 민족시인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00년 심연수 시인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강릉지역 문인들을 중심으로 선양사업위원회가 만들어져 심연수문학상이 제정됐고 심연수문학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강릉시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양사업에 2억7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