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2위… 친노세력 공식 부활
민주통합당은 1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68)를 새 대표로 선출했다. 한 신임 대표는 2만1000명의 대의원 현장투표(30% 반영)와 76만5000여 명의 시민·당원 선거인단의 모바일 및 현장 투표(70% 반영)를 합산한 결과 득표율 24.0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문성근(16.68%), 박영선 후보(15.74%)가 2, 3위를 했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후보가 각각 4, 5, 6위로 최고위원직에 올랐다. 시민단체 출신인 이학영 후보는 7위로, 이강래 박용진 후보와 함께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시민통합당 출신 중에서는 문 최고위원만 당선돼 제도 정치권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 전 대표의 당선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와 함께 주요 정당의 수장을 모두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한국 정당 역사상 ‘여성 천하’는 처음이다.
한 신임 대표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과거에 묻고 이들을 심판하는 승리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혁신과 변화를 할 것이며 어떤 기득권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과 노선을 혁신하고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이날 전대 연설에서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이 대통령의 법적 책임이 있으면 임기가 단 하루 남더라도 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 총선 대선 앞두고 열린우리당 부활
한 대표 체제 출범과 문 최고위원의 당선은 무엇보다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당내 역학구도가 다시 짜이며 야권이 크게 출렁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한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에 “서민과 정의가 이기는 대한민국을 구축하고 정치 혁신을 완수하겠다”며 공공연히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친노 세력과 함께 한 대표와 문 최고위원을 포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시민사회세력 또한 이번 전대를 계기로 제도 정치권에 얼마나 유입될지 주목된다.
당의 오랜 기반이었던 호남 세력은 이전보다 약해져 호남 색채가 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 출신 박지원, 이강래 후보가 경선 기간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말까지 인용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한때 ‘빅2’로 꼽히던 박 후보는 4위에 그쳤다. ‘시민’들이 선거인단으로 대거 등록하면서 호남 결집력이 세를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호남세의 퇴조는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 고른 지지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말도 나온다.
○ “한미 FTA, 굴욕적 불평등 협상”
“총선 승리 이뤄내겠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신임 대표가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확정되자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양=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는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현 정부 들어 19.3%까지 떨어진 조세부담률을 노무현 정부 시절 수준인 21.5%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지검장 선출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에는 한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고초를 겪었다는 인식과 함께 ‘검찰을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고양=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