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해 성적 가늠할 변수로
○ ‘품질 경영’ 성과는 지속
“다른 차도 아닌 준중형인 아반떼가 선정됐다는 게 더욱 고무적이죠.”
9일(현지 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아반떼가 선정됐다는 소식에 현대차 관계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북미 지역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매년 선정하는 ‘북미 올해의 차’는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북미 지역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다. 현대차는 2009년에도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지만 대형인 제네시스에 비해 준중형인 아반떼는 판매량이 많고 경쟁 차종도 많다. 지난해 현대차 모델별 미국 판매량은 ‘쏘나타’가 22만5961대로 1위, 아반떼가 17만2669대로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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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가장 잘 검증된 조사 2개를 모두 석권했다는 것은 현대차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품질 경영’이 완전히 본궤도에 올랐다는 증거다. 현대차는 “JD파워 재구매율 조사 결과를 2008년과 비교해 보면 현대차는 12계단, 기아차는 23계단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유럽 차가 강세였던 러시아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브랜드 2, 4위를 차지했다.
○ 수면 위 떠오른 암초, ‘노사관계’
미국에서 날아온 낭보에 고무됐던 현대차는 곧이어 울산에서 전해진 노조의 파업 소식에 곤혹스러워했다. 8일 노조원 신모 씨(44)가 현장 탄압을 이유로 분신을 한 뒤 노조는 10일 6개 요구안 수용을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다행히 파업이 하루 만에 끝나 생산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올해 현대차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노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전신의 70% 이상 화상을 입은 신 씨는 15일 결국 사망했다.
현대차는 2009년부터 3년 연속 무(無)파업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회사가 수립한 생산·판매 계획을 현실로 옮기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고, 이는 현대차가 글로벌 톱5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데 큰 발판이 됐다. 하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 노조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데다 2차례의 선거로 정치권의 친(親)노동계 행보가 가속화되면 파업의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본다.
현대차가 파업을 우려하는 것은 생산에 조금만 차질이 빚어져도 판매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의 전 세계 공장 가동률은 99%에 이른다. ‘만드는 즉시 팔리는’ 시스템이다. 생산 비중이 가장 큰 한국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판매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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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