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학계 조목조목 반론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난하는 한국의 여론이 거세지자 2004년 한중 양국 정부는 고구려사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지 않고 학술 연구에 맡기기로 구두 합의했다. 한국은 2006년 9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키고 우리 역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2007년 1월 동북공정의 107개 연구과제 중 절반이 넘는 56개가 한국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2007년 4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동북공정을 비롯해 한중 간 고대사 문제가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은 이후에도 역사 왜곡 시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관영 방송인 중국중앙(CC)TV의 다큐멘터리 ‘창바이산’에 대해 정병준 동국대 사학과 교수는 “다큐에서 발해를 당의 ‘군정기구’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발해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소유권을 훨씬 강화하는 용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당은 당시 이민족 지배기구인 기미부 주 중에서도 실질적 지배력이 없는 명분에 불과한 홀한 주 도독 칭호를 발해에 줬는데 이것으로 군정기구 운운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당시 중국과 외국의 외교관계는 ‘책봉’ 아니면 ‘적대’였기 때문에 책봉이라는 개념은 중국과의 친선 외교를 위한 형식으로만 보아야 하며, 대조영이 당 사신 앞에서 책봉을 받으며 무릎을 꿇었다는 것은 밝혀지지 않은, 중국의 의도적 장면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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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