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앞 눈치우기 얼마나”… 대전시내 둘러보니
이른바 ‘부자동네’로 불리는 대전 서구 둔산동 K, M아파트 주변 인도(왼쪽)는 5일 현재 눈이 치워지지 않아 주민들이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반면, 서민아파트가 몰려 있는 월평동 H아파트 인도(오른쪽)는 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에 폭설이 지나간 4일 오후 택시운전사 김모 씨(56)의 얘기다. 그는 부자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 주변 도로는 눈이 와도 치우지 않아 사람들이 넘어지거나 차량사고가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반면에 “서민 아파트는 눈만 오면 너도나도 빗자루를 들고 눈을 함께 치우는 광경을 자주 본다”며 “결국 그 혜택은 고스란히 해당 주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5일 오전 대전에서 아파트가 가장 밀집한 서구 둔산동 일대를 점검했다.
대전 둔산신도시의 경우 아파트단지가 대부분 남향이어서 동서 방향 도로나 인도는 햇빛이 들지 않아 눈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곧바로 빙판길로 변한다. 인근 목련, 영진, 국화 등 이른바 둔산 ‘로열 아파트’ 대부분도 사정은 마찬가지.
반면 같은 둔산지구이지만 사정이 전혀 다른 곳도 있었다. 서구 월평동 국민임대주택인 H아파트 주변 도로,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 상가 사이 인도는 눈이 모두 말끔히 치워진 상태였다. 길을 오가는 주민들의 표정도 가벼워 보였다.
대전시와 일부 구청은 폭설이 내릴 경우 행정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2007년 2월 ‘내 집, 내 점포 앞 눈 치우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조례까지 만들었으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