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미래’ 선택… 서울대 미충원율 자연대 17% 공대 9%
연세대 입학처는 1일 “서울과학고 3학년 배형규 군(16)이 연세대 치의예과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배 군은 서울대가 지난해 12월 9일 발표한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결과’에서 최연소로 합격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배 군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연세대 치의예과에 수시모집으로 모두 합격한 상태였다. 언론 인터뷰에서 배 군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진학한다면 원래 좋아했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것이고, 연세대 치대에 간다면 더 안정적인 미래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08년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중등부 금상을 받았다. 배 군은 중학교 1학년 과정만 마쳐도 서울과학고에 입학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시험 삼아 입학시험에 응시했다 합격하는 등 어려서부터 과학영재로 주목받았다.
배 군은 서울대 최연소 합격 사실이 발표된 후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처럼 진지한 연구를 하면서도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파인먼은 아인슈타인 이후 미국 최고의 천재로 평가받는 물리학자로 1988년 타계했다.
배 군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모님과 상의해 진로를 결정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우일 서울대 공대 학장은 “배 군 같은 인재가 이공계 분야에서 사회적 부가가치가 큰 성과를 내주길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서울대 등록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 미충원 현황에 따르면 자연대와 공대의 미충원율이 높았다. 서울대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와 의예과는 모든 합격생이 등록을 했고 자유전공학부도 합격생 110명 중 5명만 등록을 포기했다. 반면 자연대는 합격생 200명 중 33명(16.5%)이 등록을 포기했고 공대도 합격생 581명 중 54명(9.29%)이 등록하지 않았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