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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문자도 폭력” 알게 하고 “나는 피해자” 알리게 해야

입력 | 2011-12-29 03:00:00

“학교폭력 이렇게 뿌리뽑자”… 전문가들의 5가지 제언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1] ‘폭력’이라는 인식 가장 중요

학생들은 신종 학교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의 ‘2011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빵 셔틀’이 학교폭력이란 점을 모른다고 응답한 학생이 46%였다. 35.7%는 졸업빵을, 34.9%는 홈페이지를 통한 욕설을 학교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최희영 청예단 위기지원팀장은 “학생들이 일상화된 폭력을 인지하지 못한다. 인식 개선을 위해 학교폭력 예방교육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협박이나 왕따를 하는 게 더 무서운 학교폭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영상) “니 내일 죽인다” 자살학생이 받은 문자메시지

[2] 학생은 학교에 신고하고


청예단의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57.5%)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28%)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19%) △보복당할 것 같아서(13%) 등이었다.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교사보다는 부모에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학교에 제보했을 때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않으면 학생들이 은폐하거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언제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나경 경기 와우중 전문상담교사는 “학교폭력을 가한 학생에 대한 처벌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피해자도 신고할 수 있고, 가해자도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3] 학교는 쉬쉬하지 말아야

학교가 폭력 사실을 쉬쉬하는 분위기가 개선돼야 한다. 최상근 한국교육개발원 Wee프로젝트 연구특임센터 소장은 “교사들 사이에 사고가 터지면 숨기려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사실이 생기면 공론화하도록 교사들부터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폭력 사실이 드러나면 학교에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까봐 숨기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문제를 개선하는 게 오히려 좋은 학교다”라며 “내년부터는 학교폭력 유형에 사이버폭력과 정서적 폭력도 포함시킬 계획이다”라고 지적했다.

[4] 전문상담교사 늘리고

전문가들은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전국에 있는 정규직 전문상담교사는 883명에 불과하다. 홍대우 한국전문상담교사협의회장은 “상담교사 한 명이 수백 명을 상대해야 하고 대체인력으로 배치된 인턴교사들은 전문성이 없어 ‘너희들끼리 화해하고 넘어가라’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김학일 경기 와부고 교장(전 교육부 학교폭력대책팀장)은 “학생들이 믿고 말할 수 있는 통로에는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잡무가 너무 많아 상담이 어려운 상황이다. 교사가 학업과 학생지도를 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 부모도 관심을 기울이자

가장 가까이에서 자녀를 볼 수 있는 학부모가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아이 몸에 멍이 들었거나 친구로부터 맞았다고 하면 꼭 물어보고 교사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싸우면서 크는 거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자녀가 폭력적인 게임이나 영화를 멀리하게 하고, ‘나보다 약한 학생은 배려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도움말 주신 분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김학일 경기 와부고 교장
성나경 경기 와우중 전문상담교사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
최상근 한국교육개발원 Wee프로젝트 연구특임센터 소장
최희영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위기지원팀장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홍대우 한국전문상담교사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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