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양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55·여·사진)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 위원은 한나라당 비대위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하니 주위에서 “거의 망해가는 집에 왜 가느냐”며 말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 경험을 해 보니까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도 개혁이 일어나더라”면서 “사고의 틀을 바꾸면 정책의 변화는 따라 온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길 바란다”면서 “비대위가 밀실에서 위원들끼리 콩닥콩닥 논의해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회의가 웹으로 방송도 되고, 국민에게 직접 의견도 듣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가 명문가 출신과 ‘스펙’ 좋은 엘리트로 구성됐다는 시각에 대해선 “명문가 자제라는 게 잘못은 아니고, 스펙은 본인의 노력에 따른 성취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비대위원들이 가진 경험들을 어떻게 쏟아낼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2007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아동인권 전문가로서 전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어젠다를 정책 논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자’ ‘아저씨’ ‘엘리트’ 성격이 강한 한나라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얘기다.
그는 “해외 선진국들은 대선후보들이 방송토론에 나와 ‘표도 안 되는’ 어린이에 대한 마스터플랜과 구체적인 정책을 밝힌다”면서 “한나라당이 이런 사고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끝까지 설득하고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