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제어장치 따로 없어 피해 막대
올 한해만 인터넷과 불법사설도박으로 수억 원을 잃은 30대 사업가 김 모씨는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심각한 도박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어 약물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도박중독은 마약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강한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그 의존성 및 금단증상이 비슷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최근 한 연구기관에서 치료중인 마약중독자 앞에 주사기를 내려놓는 실험을 진행하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역시 치료를 받고 있는 도박중독자에게 화투를 쥐게 하자 마약중독자와 똑같은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 진동폭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마약과 도박의 중독성은 매우 강력하다.
현재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사행산업은 총 7개로 경마와 경륜, 경정, 카지노와 소싸움, 복권과 토토 등이다. 대부분 이용자의 중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복권과 토토는 사행성이 가장 낮은 분야로 피해사례가 많지 않다.
그러나 불법도박은 그 목적 자체가 각종 사회복지기금의 재원이 되는 합법 사행산업과 달리 맹목적인 이윤추구에 있기 때문에 자칫 빠져들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