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는 ‘인기가 떨어진 노 대통령이 계륵(鷄肋)같은 존재라는 얘기가 열린우리당 내에서 나온다’고 쓴 한 칼럼을 문제 삼았다. 계륵은 버리기에는 아깝고 먹을 만 한 살은 별로 없는 닭의 갈비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를 말한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사용한 이후로 널리 쓰인 표현이다. 당시 청와대는 “국가원수를 먹는 음식에 비유했다” “사회적 마약” 운운하며 해당 신문사에 대한 취재협조를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계륵 대통령’보다는 ‘대통령=쥐’라는 표현이 더 천박해 보인다.
▷2009년 미국 공화당 소속 한 고위정치인은 페이스북에 ‘동물원에서 탈출한 고릴라가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조상 가운데 하나임을 확신한다’는 글을 올렸다. 점잖지 못한 인종비하(人種卑下)적 표현이었다. 이 글이 문제가 되자 이 정치인은 지역 방송에 출연해 “누군가를 화나게 한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문제가 된 페이스북의 글도 내렸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사과를 하기보다는 주요한 투쟁경력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