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人 심층 인터뷰 ‘…반란자들’ 내주 출간
저자인 사비 아옌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부분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작가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홀로코스트, 노예제도, 독재정부 등 자신이 처한 비극적 환경에 순응하지 않은 ‘반란자’였고,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도 이 같은 삶의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1995년 수상자인 포르투갈의 조제 사라마구는 “포르투갈인들의 정신이 시들어가고 우울해져서 걱정”이라며 “50년 후에는 이 나라가 사라질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201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자국민을 위한 글쓰기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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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수상자이자 미국 흑인의 힘을 상징하는 토니 모리슨은 “지금도 노예제도가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제도는 사라졌지만 일을 하고도 돈을 못 받거나, 자신의 의지대로 일을 선택하거나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특히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야만적인 자본주의가 끝나버린 기적 같은 일’로 평가하며 “이제야 미국 사회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작가들의 인터뷰뿐 아니라 이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저자가 받은 느낌 등도 상세하게 묘사한다. 2006년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는 “터키에서 수많은 아르메니아인과 쿠르드족이 살해됐지만 그 누구도 이 일을 말하지 않는다”고 폭로한 후 극우주의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인터뷰가 원활하지 않을 정도로 위협에 시달렸지만 그는 특유의 유머를 여전히 간직했다. 키도 크고 미소도 큰 사람”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