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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현대차 본사 명물 ‘성탄 트리’가 사라졌다고?

입력 | 2011-12-23 03:00:00


“어! 크리스마스트리가 왜 없어졌지?”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 1층 로비. 점심시간을 마치고 들어오던 이 회사 직원들은 아침까지만 해도 제자리에 놓여 있던 트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알아채고 의아해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아직 4일이나 남아 있는데, 현대차 본사의 ‘명물’이던 트리가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요?

현대차는 매년 12월이 되면 높이 5m, 폭 3.5m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동관과 서관 로비에 각각 하나씩 들여놓습니다. 나무 모양의 철제골격 위에 모조 솔잎을 덮고 예쁜 장식물과 반짝이는 전구를 얹은 이 트리가 설치되면 사내에서는 본격적인 연말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10일 설치돼 직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이 트리를 올해는 없애기로 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겨울 전력난으로 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을 전년 대비 10% 줄이라는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는 사무실 실내 온도를 20도로 낮추고 인적이 뜸한 주차장 등의 조명을 끄는 등 ‘절전 운동’에 나선 데 이어 급기야 전구가 달린 트리까지 치워버린 겁니다. 이 회사 한 직원은 “전력난이 얼마나 심한지 알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트리쯤은 남겨두면 좋을 텐데…”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소비전력은 최대 500W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자레인지 한 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를 아껴보자는 상징적인 의미로 트리를 치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