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성 탈북시인
北권력층 親中사대주의 가능성
북한은 수령 공백 쇼크를 이미 경험한 데다 전체주의 국가라고 해도 그때의 충격보다 더 강한 슬픔을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다. 더구나 김정일의 뇌중풍(뇌졸중) 소식과 북한 정권이 서둘러 발표한 후계 선언은 주민들에게 또 한 번의 지도자 사망 가능성을 예감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김일성이 사망했던 1994년 북한 방송들은 ‘청천벽력’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김정일 사망에 대해서는 열차 안에서의 순직이라고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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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김정일이 단독 결심하고 권력층은 무조건 복종했지만 지금은 거꾸로 권력층이 분주하고 김정은은 독촉하는 리더십 공백 현상이 생기는 셈이다. 김정은이 정책 결정 지도권을 확보하려면 지위나 경험만이 아니라 당 인사권을 쥐고 자신의 측근 서열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권력투쟁을 통해 획득한 공포질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김정은에게는 공짜권력이 있지만 그 노력은 없었다.
김정일 2대 세습은 아버지의 신격화까지 조작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밑에서부터 꾸준히 쌓아올린 피라미드식 정권이었지만 김정은 3대 세습은 아래가 얼마나 험한 줄도 모르고 위에서부터 막 시작된, 출발 시점에 아버지까지 사망한 불안한 세습 정권인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 정권이 금방 흔들리진 않는다. 북한은 그동안 김씨 세습만이 아니라 측근들도 부분권력을 함께 세습한 계층사회다. 또한 현재 북한 권력층에겐 정치적 퇴로가 중국밖에 없다. 사실 남한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 군인집단이 체제 이탈을 주도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 대북심리전 방송을 통해 친한(親韓) 공간을 조성했어야 했다. 그러면 그 지역 불안정 관리 명분으로 중국보다 한발 앞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개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유통일보다 평화관리를 우선함으로써 한국은 스스로 그 출로를 포기했다.
국제동맹 앞세운 對中외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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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성 탈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