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들 ‘미리 대비’ 한몫… 이달말 이후 반등 전망도
1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5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은 11월 중순부터 6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강북구는 성동구 등지에서 금호자이 1차(497채)가 입주하는 등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금이 0.1% 떨어졌다.
강남구는 주간 하락폭이 0.2%로 가장 컸다. 겨울방학마다 학군 수요로 가격이 치솟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15m² 전세금은 10월까지만 해도 4억∼4억3000만 원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3억 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개포 주공아파트 전세금도 가을보다 1000만 원 떨어진 수준에서 호가만 형성됐다. 서울 강서지역과 관악구 등지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북구 송천동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특목고 선발을 마치고 자녀 교육이 끝나 다른 곳으로 이사한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전셋집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서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세난’에 시달린 임차인들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겨울철 전세 수요가 분산된 덕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에 따르면 12일 현재 전국 전세거래지수는 22.7로 1년 전(32.2)보다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서울은 17.4포인트(지난해 40.9에서 올해 23.5), 수도권 16포인트(37.6에서 21.6), 광역시 8.7포인트(27.6에서 18.9)가 떨어졌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금이 상승한다는 전망이 계속 쏟아지다 보니 가을에 미리 이사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쏟아낸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의 입주물량이 늘어난 것도 수요를 분산시켰다는 진단도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허가된 도시형생활주택은 총 5만595채로 작년 전체 실적의 2배를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고교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말 이후에는 지금보다 전세수요가 늘어 가격도 오름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겨울 이사철이 이제 시작되니까 전세시세도 안 움직일 수는 없다”며 “지난해처럼 가파르게 오르진 않더라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