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청장 “가만있어봐, 단정마”■ 기자간담회서 ‘선관위 공격 단독범행’ 수사결론 설전
“저는 (청장과) 견해가 다릅니다.”(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
“가만 있어봐.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은 열어둬야지.”(조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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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격 가담자들에게 1억 원을 준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모 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이 나왔다면 대가성 거래일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좋다”며 “하지만 황 기획관이 수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이들의 금전거래가 범죄와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격론이 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김 씨에게서 1000만 원을 받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모 씨가 공격을 실행한 강모 씨에게 별다른 대가도 없이 돈을 줬다고 하는 부분을 포함해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도 했다.
하지만 간담회에 동석한 황 기획관은 “조사 결과 이들의 자금 출처와 거래 내용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단독 범행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견해차는 15일에도 드러났다. 경찰은 15일 조 청장의 뜻을 반영해 “선관위 공격에 배후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논지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배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기획관은 “공 씨의 단독 범행이란 결론은 변함이 없다”고 받아쳤다. 황 기획관은 “열흘이라는 시간적 한계에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했지만 단독 범행 외의 가능성은 찾기 어려웠다”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 때문에 없는 사실을 억지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지휘부 내부의 혼선과는 별개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미심쩍은 행동 역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경찰은 김 씨가 공 씨를 만나 범행 계획을 듣기 전에 청와대 국내의전팀 박모 행정관과 저녁식사를 한 사실을 언론에 숨기려 했다. 박 행정관은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터넷 홍보담당 비서를 지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연루자들과 거액의 금전거래를 했다는 점을 파악하고도 범죄와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은폐수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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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