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호 사회부 기자
해경이 강력한 단속을 펴고 그 과정에서 이청호 경사가 목숨을 잃어 비통함에 젖어 있는 이 순간에도 중국 어선들은 우리 국민을 비웃듯 불법 고기잡이에 혈안이 돼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높은 파고 때문에 백령도 항구로 피한 중국 어선 수십 척이 우리 어민들의 그물 등 어구를 가지고 도망가 수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기도 했다. 중국 어민의 불법행위는 ‘탐욕의 극단’을 보여준다.
중국 대륙에서 끊임없이 서해로 쏟아져 나오는 환경오염 물질은 이미 중국의 영해를 사해(死海)로 만든 지 오래다. 여기에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중국 영해에서의 고기잡이가 끝나자 한국 쪽으로 몰려와 만행과 노략질을 일삼는 것이다. 해적과 다를 바 없다.
뻔뻔한 중국 어선의 행태에는 어족자원 보호와 해양환경 오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방관하는 중국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어민들은 보고 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며 세계 질서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어민 단체들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며 흥분한다. 인천수협 김귀선 상임이사는 “중국 스스로 초강대국이 됐다고 하지만 어족자원 보호와 어민 교육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이제라도 환경과 어족자원 보호를 통해 자국의 영해부터 살려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 대국(大國)을 자칭하는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으로부터 인정받는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행동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주변국에 대한 ‘억지와 무시’가 아니라 ‘배려와 협력’이 중국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준호 사회부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