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쇄신을 주도할 비상대책위원회가 박근혜 위원장 중심으로 19일 공식 출범한다. 비대위는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당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6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5년 6개월 만에 다시 공식적으로 당의 선두에 섰다. 위기에 놓인 한나라당의 명운이 그의 비전과 선택에 달려 있다.
‘박근혜 비대위’는 비대위원 인선(人選)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많은 국민은 비대위가 어떤 인물들로 구성되는지를 보면서 한나라당에 희망 또는 절망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비대위는 일 중심의 소수 정예로 구성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그러나 비대위원들의 면면이 갖는 상징성은 일 중심이라는 실용을 뛰어넘는 의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좁은 인재 풀의 비대위가 등장한다면 국민은 한나라당에 더욱 식상해하고 고개를 돌릴 것이다.
비대위가 박 전 대표의 사조직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당 쇄신의 사령탑이 되려면 그야말로 광폭(廣幅)의 인물들이 포진해야 한다. 그것이 한나라당 신뢰 회복의 첫 단추다.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와 경쟁할지도 모를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전 특임장관까지 아우를 필요가 있다.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외부 인사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중도우파이면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같은 인사에게도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 비박(非朴·비박근혜)과 외부 인사를 얼마나 제대로 포용하느냐에 비대위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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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대위는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계 주도로 어제 공식 출범한 민주통합당과 치열한 쇄신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당의 체질과 인적, 정책적 쇄신을 통해 진정성과 감동을 보여주는 일에서 어느 쪽이 더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