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528i’, 독일 ‘그린 헬’ 뉘르부르크링에서 시승
뉘르부르크링은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120km 떨어진 ‘모터 스포츠의 성지’ 뉘르부르크링은 짙은 안개 때문에 닫혀 있었다. 자동차 레이싱 서킷에 웬 안개일까 생각했지만 뉘르부르크링의 규모와 심한 고저(高低)차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길이 20.8km, 구불구불한 코너 73개에 이르는 이 서킷은 연속된 S자 코스, 급격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수많은 범프, 초고속 직선주로 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자동차 경주용 트랙이다.
난도 높은 구성으로 인해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신차 주행 시험장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미 뉘르부르크링을 달려본 경험이 있는 일행 중 한 명이 “정말 열심히 운전하다 지칠 때쯤 되면 10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건 우리 일행만이 아니었다. 헬멧까지 준비한 폴크스바겐 ‘골프’를 타는 독일 노부부와 포드 ‘포커스’를 몰고 온 일본 젊은이들도 있었다. 뉘르부르크링은 일반인이 자신의 차를 가지고 와서 레이싱 하듯이 운전해볼 수 있다는 것이 묘미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11월 말이어서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성수기인 여름에는 상당히 붐빈다고 한다. 운전 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인이 한바퀴 도는 데 10∼15분 정도 걸리는 서킷을 한번 도는 데 내야 하는 금액은 24유로(약 3만6600원)고 연중 아무 때나 와서 달릴 수 있는 1년짜리 티켓은 1350유로(약 206만2800원)다.
기다린 지 2시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서킷을 돌아도 된다는 허가가 떨어졌다. 서킷은 아름다웠다. 내가 타고 있는 차와 포장도로, 그리고 주변의 빼곡한 숲만 느껴질 뿐이었다. 운전을 할 때는 끊임없이 나타나는 코너에 신경을 쓰느라 주변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안개가 금방 걷힌 상황이어서 노면도 약간 미끄러웠다. 하지만 조수석에 앉았을 때 왜 뉘르부르크링을 ‘그린 헬(녹색 지옥)’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 BMW 새 ‘528i’ 시승
1시리즈 120d는 2.0L 디젤엔진으로 184마력을 낸다. BMW코리아 측은 “뉴 1시리즈는 완벽한 균형의 하중 분배, 첨단 서스펜션 기술을 통해 승차감과 핸들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뉘르부르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뉘르부르크링 ::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 뉘르부르크에 있는 서킷. 국제자동차연맹(FIA) 주최로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독일 그랑프리, 유럽 그랑프리, 룩셈부르크 그랑프리가 개최됐다. 간단히 ‘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쪽에 있는 길이 5.148km, 코너 16개의 GP-슈트레케와 북쪽에 있는 길이 20.8km, 코너 73개의 노르트슐라이페로 나뉘는데 일반인들이 자가용을 가져와서 달리는 서킷은 북쪽의 노르트슐라이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