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0% 넘게 폭등한 안철수연구소도 9일 “최근에 현저한 시황 변동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는 없다”면서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투자 자제를 당부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 등 해외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1,900 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지만 안방은 ‘이유 없는 폭등주’가 차지한 형국이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식’으로 가격이 오른 종목이 속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폭등 원인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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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이 적은 데도 상승세를 타자 일부에서는 ‘작전’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정 종목에 이유 없이 돈이 쏠리고 주가가 뛰면 거기에 개미들의 넘치는 돈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도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져 돈이 조금만 건드려도 확 띄울 수 있는 종목으로 몰려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 종목이 속출하는 현상은 장이 질적으로 좋지 않을 때 나타난다”며 “박스권에 증시가 갇혀 있어 위로 올라가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 특정 종목들에 돈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단기적으로 증시 급락 상황은 진정됐으나 시장 회복에 대한 신뢰는 아직 형성되지 못했다”며 “시장에 유동자금이 넘쳐나고, 시세 변화가 크다 보니 ‘자금’이 이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묻지 마 상승 랠리’의 피해는 개인에게 돌아간다. 이유 없는 상승 행진은 언젠가는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12일 동성화학(―6.63%), 진양화학(―14.09%), 동양시멘트(―13.39%), 한일화학(―10.66%) 등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김 팀장은 “시세만 바라보기보다 상승에 ‘이유와 논리’가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