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오르며 가격 뛰자 중국산 소금 포대갈이 급증원산지 둔갑→명품화 걸림돌… 생산자 - 소비자 모두 피해
군산 해경이 충남 부여군의 한 저장고에서 압수한 중국산 소금. 이들 소금은 속칭 포대갈이를 거쳐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했다. 군산해경 제공
○ 원산지 허위 표시 급증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6일 중국산 소금 60t을 국내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유통 판매한 혐의로 이모 씨(59) 등 2명을 입건했다. 이 씨 등은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부여군과 서천군 쌀 창고에서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대형마트, 젓갈공장 등에 판매해 1억 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군산해경은 저장고 2곳에서 중국산 소금 100t을 압수했다. 지난달에는 충남 논산시에서 중국산 소금 30t을 압수하기도 했다.
○ 둔갑 기승 왜…, 구별법은?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2008년 38만 t, 2009년 37만 t, 2010년 22만 t, 올해 37만 t이다. 전남은 국내 천일염 87%를 생산하고 있다. 천일염 가격(생산지 기준)은 2008년 6700원(30kg들이), 2009년 6800원, 2010년 1만 원, 올해 1만7000원 수준이다. 올해 천일염 가격이 오른 것은 일본 원전파동으로 인한 소금 사재기 열풍에다 천일염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천일염 소비자 판매가격은 2만2000원 수준이지만 중국산은 1만 원 선이다. 업자들은 포장만 바꾸면 큰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적발이 되어도 영업정지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기 때문에 포대갈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제정된 소금산업진흥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처벌규정이 강화되고 소금 원산지 이력추적제가 시행돼 포대갈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소금 전문가들도 최근에는 중국산 소금과 국내산 소금을 외형만으로 구분하기 힘든 실정이다. 국내 천일염은 중국산에 비해 염도가 낮고 미네랄 종류가 많다.
김학렬 목포대 천일염 및 염생식물 산업화사업단 사무국장(47·식품공학과 교수)은 “천일염의 경우 성분검사가 의무화돼 대한염업조합,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목포대 등 3개 기관 중 1곳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천일염을 구입하기 전에 검사필증을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