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는 깊이고 의미다
크레디아 제공
이날 인터뷰는 음악평론가 박제성 유혁준, 팝페라 테너 임형주에게서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꾸려보았다.
―슈만과 라벨의 피아노협주곡은 음악적으로 성격이 완전히 다른 작품입니다.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합니다.(박제성)
라벨은 그와 인연이 깊은 작곡가다. 1975년 라벨 전곡으로 데뷔 음반을 꾸몄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를 동경했는데 그 당시 잘 모르면서도 라벨이 프랑스의 색채를 가장 잘 그리는 작곡가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악보는 아버지에게서 처음 받은 악보 중 하나입니다. 작품이 굉장히 현대적이었지만 금세 사랑하게 됐어요. 어떤 작품은 몇 차례 연주하면 더 새로운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영원한 젊음’과 동의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는 기교는 뛰어나지만 개성이 없이 획일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음악을 추구하십니까.(유혁준)
“기교를 앞세워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내용이 없는 기교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먼저 음악을 이해해야 거기에 맞는 테크닉을 찾아 쓸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연주활동과 가정을 동시에 잘 꾸려온 비결은 무엇인가요. 정말 배우고 싶습니다.(임형주)
“내가 ‘러키’한 것이죠. (아내를 쳐다보며) 옆에서 잘 받쳐주니까….”
윤정희가 거들었다. “바이올린 하는 우리 딸과 나는 언제나 ‘우리 아빠, 우리 남편 음악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해요. 밖에선 과묵하기로 유명한 이이도 집에서만은 더없는 수다쟁이죠.”
백건우는 12월의 첫날, ‘브람스: 간주곡, 카프리치오&로망스’ 음반(도이체그라모폰)도 내놓는다.
:i: 2, 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27만 원. 157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