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어이없이 역전패하자 감독이 분위기 전환용 지급, 신인 오세근 더블더블 활약
“150 찾아와라.”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지난달 12일 전자랜드에 패한 뒤 매니저를 불러 현급지급기(ATM)에서 150만 원을 찾아오라며 현금카드를 건넸다. 이날 인삼공사는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3쿼터를 61-50으로 앞선 뒤 4쿼터에 자만한 나머지 23점을 실점하며 9점을 넣는 데 그쳤다. 경기 후 선수들을 다그쳐도 속이 풀리지 않았을 이 감독은 그 대신에 10만 원씩을 넣은 봉투를 일일이 나눠줬다. 호통 대신에 토요일 외출을 지시했다. “숙소에서 얼쩡거리다 눈에 띄면 혼난다. 부모님 선물을 사드리든, 애인하고 어딜 가든 알아서 해라.” 인삼공사 선수들은 그런 이 감독을 보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봉투 효과가 있었는지 인삼공사는 지난달 15일 KCC를 꺾으며 연승 행진에 들어갔다. 30일에는 안양 홈에서 KT에 89-66의 완승을 거둬 6연승을 질주했다. 홈 7연승도 이어간 2위 인삼공사는 14승 5패를 기록해 선두 동부(16승 4패)를 1.5경기 차로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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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에서 모비스는 최다승 감독인 유재학 감독의 막판 지략과 양동근의 결정타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79-77로 힘겹게 눌렀다. 모비스는 74-74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51.9초 전 테렌스 레더의 골밑슛에 이어 양동근이 종료 13.7초 전 레이업슛에 이어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5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오리온스 크리스 윌리엄스가 종료 5.2초 전 3점슛을 넣어 두 팀의 점수 차는 2점으로 줄어들었다. 이 위기에 유재학 감독은 상대 공격 코트로 공을 넘기지 않고 백 코트에서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공을 돌리는 전술을 주문해 승리를 지켰다. 레더는 36득점, 17리바운드의 괴력을 과시했다. 모비스 박구영(10득점)은 4쿼터에만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을 집중시키며 벤치를 흐뭇하게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