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출전권 획득, 내년부터 한국서 뛰어골퍼 아닌 제2의 삶 설계 “국수 대접 기대하세요”
생기가 넘쳤다. 무거운 짐 하나를 훌훌 털어낸 듯했다. 학창 시절 큰 시험을 마친 뒤 홀가분하게 목욕탕 다녀온 기억이 떠올랐다. ‘버디 퀸’ 박지은(32·사진)이었다.
그는 지난 주말 전남 무안CC에서 끝난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시드전 본선에서 합계 이븐파로 32위에 올라 당당히 합격증을 받았다. 내년부터는 동갑내기 이정연과 함께 KLPGA투어 출전 최고령 선수가 된다. 4라운드로 치러진 이 대회는 내년 시즌 출전자를 선발하는 일종의 필드 수능시험이었다. “주위에서 다들 말렸어요. 잘해야 본전 아니겠어요. 된다는 보장도 없어 부담이 심했죠. 하지만 어떤 특혜도 없이 정정당당하게 평가를 받고 싶었어요.”
광고 로드중
박지은의 골프 인생에 이번 같은 테스트에 해당하는 퀄리파잉스쿨은 처음이었다. 주니어 무대에서 수십 승을 올린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쌓은 그는 2000년 LPGA투어에 진출할 때는 전년도 2부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직행했다.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바로 뛰어든 것은 한국 선수로는 그가 처음이었다.
LPGA투어에서 6승을 올린 그가 고국 무대로 돌아올 결심을 한 이유는 뭘까. “골프를 처음 시작한 한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어요. 오랜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거쳤잖아요. 이제 서서히 플레이가 살아나고 자신감도 되찾고 있어요.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골퍼가 아닌 제2의 삶을 설계해야 하기도 하고요.”
박지은은 2012년이 끝나면 많은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고 운을 띄웠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남자친구의 응원도 큰 힘이 된단다. “아마 국수를 한 그릇 먹게 해드릴 수도 있어요. 지켜봐 주세요.”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