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화원 곰배령’에서 최불암은 고집스럽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한국의 아버지’로 열연한다.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송창식이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역시 환갑을 넘긴 가수 최백호에게 자랑한 적이 있다. 최백호는 “가보로 간직하라”며 기자를 부러워했다. 명곡 ‘낭만에 대하여’를 만들고 부른 그의 꿈은 90세쯤 멋진 히트곡을 하나 내는 것이다. 그는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10년 넘게 채식을 했다.
거장 임권택 감독은 “아직 마지막 영화를 못 만들었다”며 조바심했다. ‘서편제’, ‘장군의 아들’, ‘취화선’을 만들고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았지만 아직 욕심만큼 만든 영화가 없다며, 임 감독은 허리를 곧추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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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예인(藝人)들을 만나 월간 ‘신동아’에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다. 그들에게서 진정성 있는 예술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들에게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게 아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악다구니가 느껴진다. 지금의 그들을 만든 건 끝없는 성찰과 포기하지 않는 고집이라 생각한다.
한국적 아버지의 표상인 최불암은 채널A의 개국특집 주말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서 고집스럽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우리네 아버지(강부식)를 연기한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22년간 지켰던 ‘전원일기’ 속 김 회장의 자리가 오버랩 돼 있다. 최불암은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 진정성 있는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조심스레 두 손을 모았다. 최불암은 인터뷰가 끝난 뒤 술잔을 들며 “한국의 아버지를 연기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한상진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